목덜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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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덜미를 잡혀본 적이 있는 경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있을 지 궁금합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적에 어른들에 의하여 목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해봅니다. 그리고 친한 친구 남자들 사이에서는 어렵지 않게 목덜미를 잡곤 그리고 잡히곤 했을 것입니다.
목덜미를 잡는 사람들은 목덜미를 잡히는 사람을 일단 만만히 보고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상대라면 불가능한 행동입니다. 비록 자녀라고 할지라도 목덜미를 잡는다는 것은 쉬운 자세는 아닙니다. 자녀들이 중고등학생만 되어도 조심해야하고 더 어렸을 때 재미 반, 위협 반의 의도가 있을 때나 가능한 자세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서 한 번 쯤은 시도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배우자의 목덜미를 잡았다가 혼줄이 나면 추천한 제가 민망하게 되겠지만 의미는 있을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의 목덜미를 마음 놓고 잡는 것은 어느 부부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남편의 목덜미를 잡고 흔드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쉽지 않은 자세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부부가 있다면 아마 잉꼬부부일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상대의 목덜미를 잡는다는 것은 위에서 말했듯이 상대를 만만히 본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또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면 당연히 그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의 서열이 확연하면 상대의 목덜미를 잡을 수 있는 사람과 잡히는 사람으로 묵언의 불평등한 관계가 성립되지만 바람직한 서로 사랑하며 존중하는 평등한 관계는 아닐 것입니다.
부부 관계를 한 모양으로만 설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남편이라는 존재가 아내에게는 때로는 친구와 같기도 하며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거나 아들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아내 역시 남편에게는 친구는 물론 어머니나 딸 또는 여동생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고 조언자의 존재도 되기도 할 것입니다. 이중에 친구와 같은 관계가 바람직하고 평등한 관계라고 많은 부부들이 생각하고 그런 모습으로 살려고 하는데, 목덜미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관계가 친구 사이라고 생각할 때 논리적으로 친구의 관계로 부부 관계를 설정하는 부부는 당연히 서로의 목덜미를 잡는 것은 그리 어렵고 조심스러운 자세가 아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 두려운 존재로 자신을 구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말하는 것까지도 조심스러우며 이런 친구의 목덜미를 잡는다는 것은 쉽게 내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두렵지 않은 존재성은 타인에 의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격이 까칠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사람에게는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반면에 화나 짜증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여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에게는 다가가기가 쉬울 것입니다.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관계-부부. 그런데 현실적으로 눈치를 가장 많이 보는 관계. 어려워 보이지만 서로가 만들어 가면 충분히 가능한 관계입니다. 내 손으로 상대의 목덜미를 잡아도 기꺼이 잡혀줄 사람. 그리고 상대가 내 목덜미를 잡고 흔들어도 즐거운 기분으로 잡혀줄 자신. 해보면 압니다. 진정한 친구 같은 관계. 편안한 관계. 실제로 찾아 봤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목덜미 클럽’을 만들고 싶은데 참여할 부부, 여어기 모여라!

강원웅, 전 휴스턴한인학교장 (wonyse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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