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컬럼>
휴스턴 한인동포사회, 새 비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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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활에 필요한 경제적 자원을 스스로 확보하거나, 사회 공동체를 통해 얻는다. 경제를 임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사회주의가 유일하다. 하지만 사회주의도 경제적 자원과 필요한 정보를 갖지 못하면 체제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재원의 확보는 자유시장 경제체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일부 사회주의국가들도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고 시장을 개방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반세기동안 휴스턴 한인사회도 많은 이민자들이 여러 업종에서 힘들여 노력한 결과 성장했다고 본다. 초기 이민사회는 거의 유학생이거나 의료업계에 종사하는 한인들로 구성됐다. 주로 명절이나 국가기념일을 전후로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을 바탕으로 한인사회가 태동했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 동포사회는 ‘두레공동체’와 유사한 형태로 친분을 유지했으나,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힘입어 이민자들이 증가했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때로는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위해 고국을 떠나온 이민자도 있지만, 현실 도피성 이민자들도 역시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이민 문턱이 높아졌지만, 당시에는 약간의 서류만 갖추면 영주권 취득은 쉬웠다.
일반적으로 이민의 목적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자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함이고, 그 다음으로는 자신이 꿈꾸어 왔지만 한국에서는 이루지 못한 목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본다.
인간은 저마다 꿈과 이상을 가진다. 하지만 급하게 성과를 내는 일에만 몰두하다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는데 그중 하나가 상실감이다. 일확천금을 얻어 금의환향하려는 마음은 십분 이해가 된다. 동포사회는 이러한 이민역사의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예를 들어 ‘공항에 마중나간 사람의 직업을 택한다’는 말의 뜻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이민100년사에서 많은 한인동포들이 소외됐다. 초기 이민자들의 서럽고 힘든 삶을 투영할 잣대도 사라진 듯하다. 혈연, 학연, 지연에 묶여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앞을 내다보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려는 노력보다는 그저 눈앞의 일시적 이익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민사회에는 수많은 경제적 약자들이 있다. 그들의 권익과 지위향상에 기여하고자 비영리단체들이 생겨났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해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서민·중산층을 차별 없이 따뜻한 이웃으로 감싸주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국인 스스로의 배타적 성향으로 인해 다소 이웃과 소원한 점도 많았다.
이제 휴스턴 한인 이민사도 60년이 넘어섰다.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만이 동포사회를 지탱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상호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휴스턴 한인사회에도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미 동포를 고객으로 하는 몇몇 은행도 있고, 각 분야별 직능단체도 조직돼 있다. 동포사회의 숙원이었던 한인회관도 텍사스 최초로 번듯하게 건립된 마당에 한인동포들이 조합원으로 구성된 <한인신용협동조합>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바램도 있었다.

한마디로 신협이란 ‘한사람이 만인을 위해, 만인이 한사람을 위해’라는 목표 아래 한국에서는 60년대 초에 설립되었다. 한국의 신협은 특히 조합원들의 한결같은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할 비영리금융기관으로 일본의 신협(상호신용금고 형태)을 모방하였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의 유구한 정신을 후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정신문화유산’이라고 한다면 비영리금융기관으로서 한인신용조합을 차세대에 전달하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된 이민자의 미래상을 만드는 일임과 동시에 아메리칸드림 성취를 위한 ‘종자돈’을 물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신용조합의 설립은 지역민을 위한 금융서비스는 물론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게 될 것이다. 신협은 미래 이민사회의 구심점을 마련할 참다운 모델과 상호협력이라는 비전을 동시에 가져 서민의 경제 동반자로서의 소명과 더불어 사는 신협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참고로 한국은 <신협>이 재정경제부에 속해 있으며, 농수산부의 <농협>, 내무부의 <새마을 금고>해양수산부의<수협>등이 있다.
신협이 조합원들에게 주는 혜택은 특별하다. 비영리금융기관인 신협의 세재 혜택은 사실 조합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다만 신협 자체의 이익발생에 대한 과세가 없다는 뜻이므로 조합원의 이자 수익과 조합배당금에 대한 과세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또한 신협 예금의 안전성과 함께 높은 수익성으로 조합원들께 더 큰 만족을 줄 수도 있다.
신협의 맞춤 대출과 재테크는 조합원 개개인의 모든 상황을 고려하며, 조합원 복리증진과 미래에 대한 경제적 보장을 위해 비영리를 원칙으로 최대의 혜택을 보장하는 비영리협동조합 보장 혜택과 함께 한다.
그리고 신협의 주인인 조합원을 위한 문화, 복지 사업의 혜택까지 마련되고, 조합원이 소속된 지역사회에도 기부할 수 있는 기회가 다분히 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협이 ‘사회적 금융’처럼 운영할 수는 없지만 공공의 이익을 향상시키고 동포사회의 경제 영역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얼마나 많은 조합원이 참여할 것인가가 성공의 열쇠다. 막연히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주는 영리 목적의 사업을 비영리로 포장하려 한다면 오히려 이민사회 복지를 저해시키는 독이 될 것이다.
참고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북미의 지역사회 및 동포사회 성장과 발전의 동력을 제공해 온 신협의 실태를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아무쪼록 ‘따듯한 서민금융, 투명성과 신뢰를 품은 한인신협’이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에서도 태동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휴스턴 이민문화연구소 최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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