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칼럼]
구국 강연회를 다녀와서

법치주의란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재판을 변호했던 김평우 변호사를 휴스턴 애국시민연합이 초청한 강연회를 다녀왔다. 강연회의 내용은 법의 올바른 잣대에 대한 구체적인 법리해석과 국제적 동향을 포괄적인 시각으로 풀이한 다큐멘터리식 강연이었다.
그는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올바른 방향이 법치에 의해 정당한 판결이 있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시간 동안 쉼 없이 이뤄진 강연의 주제는 그의 저서 ‘탄핵을 탄핵한다’와 ‘한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라는 책의 이야기다.
책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동포들은 탄핵정국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법리해석에 대한 궁금증을 다소간 해소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은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또한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이렇게 막 다뤄도 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동포들을 만족시키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
물론 선진국의 법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못한 법과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법을 전공하지 못한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좋았다. 그러나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정답은 없었다.
강연 말미에 차기 정부가 검찰에 기소를 중지하라고 요구하면 된다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에 미온적 반응도 적지 않았다.
법치주의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가장 좋은 방안일까? 두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법치주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하나는 어떤 속성과 약점 때문에 무리수를 많이 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무리수 때문에 ‘법치(法治)’를 유난히 강조하리라는 것이었다.
이런 논리는 웬만한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공유하지 않겠는가. 이런 현상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보면 더욱 심각하고 노골적인 것 같다.
김 변호사는 위법하고 위헌적인 법에 항거하고 변호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는가. ‘좌파와 우파 한편으로 쏠리는 것보다 자유민주법치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우리의 갈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법이 아닌 정치를 통해 국정을 운영하는 요소들 가운데서 가장 하위에 속하는 것이 법치이다. 약점이 많고 한계가 분명한 정권일수록 법치를 강조하고 그것에 의존하는 것은 아이러니이면서도 필연적인 이치다.
법치라는 것이 질서 순응주의 속에서 획일적인 교육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에게는 절대적 가치일 수 있지만, 가장 천박한 통치수단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을 지켜보면서 법치는 자칫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현상 즉,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식으로 법을 운용했다는 것이다.
또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면서 법치에는 공권력을 가진 거대 야당과 이를 동조하는 정치권의 쏠림현상이 필연적으로 따른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은 법치의 굴절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민주화운동이었고 국민적 투쟁이었다. 자유민주주의란 어떤 제도의 개선과 성립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여겨진다.
피 흘리고 목숨 바치며 개선하고 성립시켜온 제도와 법치의 근본정신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의지, 상식과 양식의 틀을 깨지 않으려는 절제력, 염치와 양심과 정의로움을 감싸 안는 포괄적 가치관 등이 민주주의 성립과 운용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이것을 위해서 과거의 암울한 일제시대와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며 한 걸음씩 자유민주주의를 진척시켜온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어렵게 진척시켜온 자유민주주의의 모든 가치들이 너무도 손쉽게 허물어지는 현상에서 뼈아픈 아연함과 허무함을 느꼈다.
발전은 어려워도 퇴보는 너무도 쉽다는 점을 알지 못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본다.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지도자들은 헌법에 선서를 한다.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법치는 오히려 많은 국민들에게 곤혹스러움과 모멸감 같은 것을 안겨 주었다.
이번 강연을 통해 기본적으로 법치를 말할 자격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지만, 아직도 법치의 약점과 한계를 깊이 통찰하고, 가능한 법치를 내세우지 않는 쪽으로, 소통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고 힘을 결집시킨다면 오히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번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법을 전공 하지 않은 많은 정치인들은 법 이외에도 도덕적인 결함이 많아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들이 막연히 법치를 강조하고, 가장 천박한 통치수단인 그것에 막연히 의존하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이번 강연회는 평일 저녁이라 젊은이들의 참여가 요원하였다.

휴스턴 이민연구소에서 최영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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