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해서 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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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결혼에 대한 명언이 생각납니다. 대략 ‘결혼이란 새장 밖에 있는 새가 예쁜 새장 안에 있는 새가 부러워 새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새장 밖의 자유롭게 나는 새를 보고 다시 새장 밖으로 나가고파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결혼과 그에 이은 가정생활, 부부생활에 대해서는 각 개인들의 처한 상황에 따라 긍정적인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혼을 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은 ‘혹시 결혼하지 않고 계속 살고 있었다면?’이라는 가상의 삶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결혼을 하지 않고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만약 결혼을 한다면’이라는 가상의 삶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 하나이고 살 수 있는 인생이 한 번이라는 것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몸이 둘이거나 살 수 있는 인생이 두 번이어서 선택의 길목에서 둘 다 고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연예인들을 비룻하여 유명인들은 자신의 몸값을 높히기 위해 대중이 자신을 알아봐주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간단한 인사를 하여도 인상적이도록 숨은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하여 대중이 자신을 잘 알아보게 되면 새로운 바램이 생기게 됩니다. 이제까지 그토록 얻으려고 했던 대중의 관심에서 때로는 멀어지고 싶다는 것입니다. 종종 좋은 성과를 내, 얼굴을 크게 알린 연예인에게 하고 싶은 바램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면 거꾸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지 않아서 친구들이나 연인과 함께 거리를 마음껏 활보하며 공공장소에서도 주목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전혀 걱정이 되지 않을 일상생활이 유명인들에게는 큰 문제이며 걱정거리가 됩니다. 식당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주문하고 식사하는 일상이 유명인들에게는 조심해야 할 순간들이 됩니다. 주문을 하거나 추가 요구사항을 표현할 때에도 거만하게 보이면 자신의 이미지와 유명세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만약 함께 하는 이성이 있다면 그의 존재에 대해서도 많은 구설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의 끊이지 않은 주목을 그토록 받고 싶어 했는데 그 주목이 감시의 눈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살아가면서 선택의 길에 서는 경우는 끊임 없이 계속 됩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다음 순간에 무엇을 할 것이냐라는 이런 잔잔한 선택은 계속되며 때론 일상의 생활을 통째로 바꾸는 선택도 하게 됩니다. 시인 프로스트처럼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이 많이 간 길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인간은 두 길을 모두 갈 수는 없습니다. 설령 두 길을 한 번씩 가본다고 하여도 가본 시간이 차이가 나 결코 같은 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한국 남성 그룹 GOD의 ‘길’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도 떠오릅니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강원웅, 전 휴스턴한인학교장 (wonyse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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