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이 가기 전에

요즈음 한국에서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4월 위기설과 맞물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초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만나 한반도에 관한 협상을 진행했다. 세계 최강대국 두 정상간의 이번 협상은 북한의 태양절과 동시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변 강대국들의 패권(?)놀음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이 사태를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관망만 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 해외동포들은 속속 전해지는 소식에 다리에 힘을 잃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전혀 속수무책의 상황이다.
그러나 넘어지면 차제에 쉬어가라던 옛말처럼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고조되고 있는 지금의 위기감이 이전에도 그랬듯이 빠른 시일 안에 또 한 번의 엄포(?)였다는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기원할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지 않은가?
차라리 이번 상황을 계기로 한국 정치사에 대변혁을 가져와 전화위복으로 삼을 수 전기가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된 후 헌재에서 파면당하고, 검찰에 의해 구속된 상황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조기대선의 막이 올랐다. 이제 조기대선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모두가 기대를 갖고 대선 후보자들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지만, 과연 국민들이 어느 후보자를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선택할지는 뚜껑이 열려봐야 할 것 같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보자들 중에는 ‘적폐청산’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하는 후보자도 있다. ‘적폐’라는 말은 오래도록 쌓인 폐단이란 뜻이다.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쌓여온 고질적인 각종 병폐와 폐단을 청산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참사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소위 국가개조론을 주창하며 “오랜 세월 사회 곳곳에 누적된 적폐를 개혁하겠다”고 주창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적폐청산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랬던 ‘적폐청산’의 주창자가 지난 2016년 추운겨울을 지나 2017년 새봄의 문턱에 이르기까지 광화문광장에 모인 1,000만 촛불민심의 적폐청산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정치사에는 낡은 구습을 타파하고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런 기회들을 놓치고 말았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대통령이 파면되고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믿고 있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광장에 모여들면서 다시 한 번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최대의 위기가 찾아 왔을 때 우리는 위기를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았다. 이제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열린다. 과거 역사적 순간마다 손에 쥐었다가 놓쳤던 적폐청산의 기회를 이번에는 놓치고 말아야 한다. 반복했던 과거의 실수를 이번만큼은 되풀이하지 말고 적폐청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1919년 3.1독립운동으로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됐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이어졌다. 이후 4.19민주혁명으로 헌법이 개정됐고, 제2공화국이 탄생되었으며, 1987년 6월항쟁으로 국민직선제를 성취해 제6공화국으로 이어져 왔다. 그때그때마다 주권을 국민에게 되돌릴 수 있는 호기가 마련됐지만, 우리는 번번이 적폐청산에 실패했다. 해방직후 3년간의 미국의 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친일청산 실패로 적폐청산의 기회를 잃었었고, 4.19민주혁명은 5.16쿠테타로 또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1980년대 신군부에게 또 다시 기회를 빼앗겼다. 6월 항쟁 때도 마찬가지로 국민의 주권은 언제나 탄탄한 기득권 세력들에게 교묘히 이용당해 왔었다.
친일청산, 독재청산, 불공정한 사회, 부정부패, 제왕적 권력구조, 불합리한 통치행위, 정경유착, 극과 극으로 치닫는 빈부격차, 그리고 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사회에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되고 있고,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는 사회가 아닌가?
이 같이 청산되지 못한 적폐가 쌓이면서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이라던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세계 117위라는 처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나도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실현되는 사회, 젊은이들이 좌절하지 않는 사회, 누구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공명정대한 사회,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하며 부디 이번만큼은 국민들이 절대로 실수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권교체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검증하고 기대할만한 지도자를 선출해 우리도 웃으면서 선진국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반도의 자주평화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건설해야겠다. 그래서 한국인의 높은 행복지수를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그런 조국이 되기를 수만리 이역 땅에서나마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리는 바이다.

제목: 이 봄이 가기 전에
규격: 36″X48″
재료: acrylic on canvas

<재미화가 차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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